암호화폐 시장에서 '테더(USDT)'는 더 이상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니다. 그것은 시장의 기초 토대이자, 유동성의 혈액이며, 때로는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다. 이 모든 것의 중심에 테더 리미티드(Tether Limited) 라는 회사가 있다. 그 배경은 혁신, 불투명함, 도전, 그리고 암호화폐 생태계 자체의 성장 이야기가 교차하는 복합적인 서사시다.
테더의 이야기는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파이넥스(Bitfinex) 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. 2010년대 초반, 비트파이넥스를 포함한 거래소들은 법정화폐(USD, EUR 등)를 직접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. 은행 계좌 폐쇄, 높은 수수료, 느린 처리 속도가 장벽이었다. 트레이더들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서 벗어나 안전한 가치 저장소를 갈망했다.
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트파이넥스의 관계자들(지난 CEO Jan Ludovicus van der Velde, CFO Giancarlo Devasini 등)은 2014년 리얼코인(Realcoin) 프로젝트를 시작했다. 곧 이 프로젝트는 테더(Tether) 로 이름을 바꾸었다. 핵심 아이디어는 간단하면서도 혁명적이었다: 블록체인 상에 발행되지만, 1:1로 미국 달러에 고정(페그)된 디지털 토큰을 만드는 것. 이를 통해 트레이더들은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도 달러에 해당하는 디지털 자산을 순간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게 되었다.
테더는 처음부터 자신을 로 포지셔닝했다. 회사는 사용자가 달러를 예치하면 그에 상응하는 USDT를 발행하고, USDT를 반환하면 달러를 지급한다고 공표했다. "모든 테더 토큰은 100% 준비자산으로 보유되고 있으며, 우리의 준비금은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는다"는 공식 입장을 고수했다. 이 약속이 바로 테더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신뢰를 얻는 초석이었다.
-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는 사실상 동일한 최고 경영진이 운영하고 있었고, 이는 이해 상충과 자금 혼용 가능성을 시사했다.
- '정기적인 감사'라는 주장과 달리, 수년 동안 독립적인 완전 감사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. 부분적인 검증만이 이뤄졌다.
- 테더의 모회사인 iFinex Inc.가 복잡한 오프쇼어 법인 구조를 통해 운영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투명성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켰다.
분수령: 2018-2019년 은행 계좌 폐쇄 및 NYAG 소송
2018년, 테더의 예금을 처리하던 은행들이 관계를 끊으면서 위기가 닥쳤다. 테더는 이 시기에 USDT의 1:1 백업이 순간적으로 현금이 아닌 '회사 자산 및 대출'로 구성되었음을 인정해야 했다. 이는 커뮤니티에 큰 충격을 주었다.
더 큰 타격은 2019년 4월, 뉴욕 주 검찰총장(NYAG) 사무실이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었다. NYAG는 두 회사가 뉴욕 주 법률을 위반하며, 비트파이넥스의 8억 5천만 달러 손실을 은폐하기 위해 테더의 준비금을 무단 이동했다고 주장했다. 이 소송은 테더의 불투명한 운영을 공식적으로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고, 결국 2021년 2월,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는 1,85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고 뉴욕 주 투자자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. 그러나 이 과정에서 테더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.
NYAG 소송 이후, 테더는 어쩔 수 없이 더 많은 투명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. 정기적으로 를 공개하며, 그 구성(국채, 상업어음, 기업채, 비트코인 등)을 상세히 밝혔다. 현재는 대부분의 준비금이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한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.
또한, USDT에 이어 유로(유로테더, EURT), 위안(CNHT) 페그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고, 신용대출, 블록체인 인프라 투자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단순 토큰 발행사를 넘어 으로 변모하고 있다.
테더의 궁극적인 성패는 과거의 논란을 떨쳐내고, 완전한 감사와 규제 프레임워크 하에서 진정한 1:1 준비금 증명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. 테더의 이야기는 단순한 한 회사의 역사가 아니라, 탈중앙화를 꿈꾸는 암호화폐 생태계가 중앙화된 신뢰의 문제와 어떻게 맞서고 타협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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